그림 그리기 준비물 총정리: 5천 원부터 3만 원까지 예산별 입문 세트

그림을 시작하려고 문구점에 가면 연필 코너만 봐도 종류가 수십 가지라 막막해집니다. 하지만 연필 드로잉을 처음 배우는 단계에서 꼭 필요한 도구는 생각보다 훨씬 적습니다. 이 글은 처음 그림을 그리는 분이 예산에 맞춰 무엇을 먼저 사고, 무엇은 나중으로 미뤄도 되는지 정리한 안내서입니다. 가격은 매장과 브랜드마다 달라서 대략적인 범위로만 적었으니 참고용으로 봐 주세요.

스케치북과 드로잉 도구가 놓인 나무 책상
사진: KOBU Agency, Unsplash

처음에는 '많이'가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도구가 많아지면 그리는 시간보다 고르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입문자에게 필요한 것은 사실 세 가지입니다. 선을 남기는 연필, 선을 받아 줄 종이, 그리고 실수를 고칠 지우개입니다. 나머지는 그림이 손에 익은 뒤에 필요한 만큼 하나씩 더하면 됩니다. 비싼 도구가 실력을 대신해 주지는 않지만, 나에게 맞지 않는 도구는 연습 의욕을 꺾을 수 있어서 기본기 위주로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예산별 준비물 한눈에 보기

예산별 그림 준비물 비교약 5천 원대체험용 최소 구성· 연필 HB, 2B 각 1자루· 플라스틱 지우개 1개· 연습용 종이(복사지 가능)· 연필깎이 1개약 1만 5천 원대꾸준히 연습하는 구성· 연필 HB~4B 3~4자루· 반죽 지우개 + 일반 지우개· 스케치북 A4 한 권· 연필 캡·마스킹테이프약 3만 원대작품까지 생각한 구성· 연필 HB~6B 세트· 두꺼운 종이 스케치북· 연필 연장기·칼· 데생용 도화지 몇 장
그림 1. 예산별 준비물 구성 (가격은 매장·브랜드에 따라 달라집니다)
도구하는 일입문 때 고르는 기준
연필선과 명암 표현HB, 2B, 4B 정도의 3단계
종이연필 자국과 지우개질을 견딤연습용은 얇게, 작품용은 두껍게 나누기
지우개수정과 밝은 부분 만들기일반형과 반죽형 두 종류
연필깎이·칼심 끝 정리심이 뭉툭하면 선이 흐려지므로 필수

연필: 처음에는 HB, 2B, 4B 세 자루면 충분합니다

연필 심에는 단단한 정도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H 계열은 단단하고 연하게 그려지고, B 계열은 부드럽고 진하게 그려집니다. HB는 그 중간입니다. 입문 단계에서는 밑그림용 HB, 일반 선과 중간 톤용 2B, 어두운 부분용 4B만 있으면 대부분의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6B 이상의 아주 진한 연필은 명암 연습이 익숙해진 뒤에 추가해도 늦지 않습니다. 연필의 단계별 차이는 다음 글에서 연습표와 함께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종이: 연습용과 작품용을 나누세요

종이 포장에는 80g, 120g처럼 무게 표시가 있습니다. 숫자가 클수록 종이가 두껍고 단단하다는 뜻입니다. 선 긋기나 도형 연습처럼 많이 버리게 되는 그림은 복사용지나 저렴한 스케치북에 하고, 마음에 드는 그림을 남기고 싶을 때만 조금 두꺼운 종이를 쓰면 부담이 줄어듭니다. 지우개를 자주 쓰는 연습이라면 너무 얇은 종이는 쉽게 해지므로 100g 안팎 이상을 권합니다. 종이를 고르는 기준은 별도 글에서 더 자세히 정리합니다.

지우개: 두 종류는 하는 일이 다릅니다

플라스틱 지우개는 선을 깨끗하게 지울 때 쓰고, 반죽처럼 늘어나는 지우개는 칠한 톤을 살짝 연하게 하거나 하이라이트를 찍을 때 씁니다. 반죽 지우개는 문질러 지우는 것이 아니라 꾹 눌러 연필 가루를 떼어내는 방식이라 종이 표면이 덜 상합니다. 한 가지만 사야 한다면 일반 플라스틱 지우개를 먼저 고르고, 명암 연습을 시작할 때 반죽 지우개를 더하세요.

있으면 편하지만 없어도 되는 것

  • 연필 연장기: 몽당연필을 끝까지 쓰고 싶을 때
  • 마스킹테이프: 종이를 책상에 고정해 흔들림을 막을 때
  • 손 아래에 까는 여분의 종이: 손날에 연필 가루가 묻어 번지는 것을 막아 줍니다
  • 책상 조명: 그림자가 손에 가리지 않도록 반대편에서 비추는 조명이 좋습니다

이젤이나 고가의 전문가용 세트는 입문 단계에서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먼저 한 달 정도 꾸준히 그려 본 뒤 필요한 것을 판단해도 충분합니다.

준비물이 갖춰졌다면 첫 일주일 연습 순서

  1. 1~2일차: 직선·곡선 긋기 (하루 15분)
  2. 3~4일차: 원, 사각형, 삼각형 같은 기본 도형 그리기
  3. 5일차: HB·2B·4B로 명암 단계 표 만들기
  4. 6~7일차: 집에 있는 컵이나 사과를 보고 도형으로 단순화해서 그리기

이 순서는 이 시리즈의 다음 글들과 이어집니다. 선 긋기, 연필 단계, 기본 도형, 명암 순으로 한 편씩 읽으면서 그대로 따라 해 보세요.

구매 후 2주 점검: 도구 탓인지 연습 탓인지 가려내는 법

도구를 갖춘 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더 좋은 도구를 사고 싶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입문 단계의 문제는 대부분 도구가 아니라 손의 자세와 연습량에서 나옵니다. 새로 사기 전에 아래 표로 증상부터 확인해 보세요.

증상원인 후보먼저 해 볼 것
그림이 손에 쓸려 번진다손날이 이미 그린 연필 자국을 문지른다손 밑에 종이 한 장을 받치고, 왼쪽에서 오른쪽(왼손잡이는 반대)으로 그린다
지우개를 쓰면 종이 표면이 일어난다종이가 너무 얇거나 지우개를 세게 문지른다가볍게 눌러 떼듯 지우고, 반죽형 지우개로 먼저 연하게 만든 뒤 지운다
4B 선이 너무 쉽게 번진다부드러운 심은 원래 가루가 많이 묻어난다완성한 그림 위에 얇은 종이를 덮어 보관하고, 연습 중에는 4B 사용 면적을 줄인다
연필 심이 자주 부러진다심을 너무 길게 깎았거나 연필을 떨어뜨렸다깎는 길이를 줄이고, 필통 안에서 부딪히지 않게 따로 보관한다
선이 힘없이 떨린다손목만 쓰고 팔 전체를 쓰지 않는다손목을 고정하고 팔꿈치부터 움직이는 긴 선을 하루 5분 긋는다

연필 깎는 방식에 따른 차이

연필깎이는 심이 일정하게 뾰족해져 선 연습과 밑그림에 편합니다. 반대로 면을 넓게 칠하는 명암 연습에서는 심 끝이 살짝 둥글어진 상태가 더 고르게 칠해집니다. 칼로 깎으면 심을 길게 드러내 옆면으로 눕혀 칠할 수 있어 넓은 톤을 낼 때 유리하지만, 처음에는 손을 다치기 쉬우니 연필깎이로 시작하고 익숙해지면 칼을 시도해도 늦지 않습니다.

추가 구매를 결정하는 기준

"한 달 동안 합계 10시간 이상 그려 보았는가"와 "지금 도구로 구체적으로 막히는 지점이 있는가" 두 가지에 모두 해당할 때 추가 구매를 고려하면 충분합니다. 막히는 지점이 분명하면 필요한 도구도 분명해집니다. 예를 들어 어두운 부분이 더 진해지지 않는다면 6B를, 지우개로 밝은 부분을 만들기 어렵다면 반죽형 지우개를 더하는 식입니다. 막히는 지점이 모호한 상태에서 사는 도구는 서랍에 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샤프펜슬로 시작해도 되나요?

가능합니다. 다만 샤프는 선 굵기와 진하기를 바꾸기 어려워 명암 표현에는 제약이 있습니다. 연필을 하나라도 함께 쓰면 표현의 폭이 넓어집니다.

색연필이나 수채화 도구도 같이 사야 하나요?

처음에는 연필만으로 형태와 명암을 익히는 편이 좋습니다. 형태를 잡는 힘이 생기면 색을 입혀도 그림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채색은 시리즈 후반부에서 따로 다룹니다.

태블릿으로 바로 시작해도 될까요?

태블릿도 훌륭한 도구지만, 처음 한두 달은 종이에서 손의 감각을 익히는 것이 이후 디지털 작업에도 도움이 됩니다. 선택은 취향과 환경에 맞게 하시면 됩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연필 몇 자루와 종이, 지우개만 있으면 오늘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완벽한 준비물을 갖추려다 시작이 늦어지는 것이 가장 큰 손해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연필 HB·2B·4B의 차이를 직접 확인하는 연습표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다음 이전
인기 UP: 컨텐츠 공유하기
링크가 복사되었습니다!